2011년 8월 20일에 추락한 ‘퍼스트에어 6560편 추락사고’에서 본인의 생각과 결정을 의심하지 않는 기장과 본인의 판단과 생각을 말하는 부기장과의 대화에서 확신에 대한 위험성을 볼 수 있다.
그때 상황은 이렇다. 자동장치의 고장으로 수동 조정을 하게 되었다. 수동으로 조정할 때 나침반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북극에 가까울수록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더군다나 그날 안개가 짙고 비도 내렸다. 그래서 항로가 조금씩 어긋났다. 이에 부기장은 방향이 틀렸다고 몇 번이나 본인의 판단을 기장에게 전달하였다. 그러나 기장은 자신의 판단과 경험으로 사고의 위험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탑승자 15명 중 12명이 사망했고, 3명의 중상자가 발생하였다.
기장의 조정 숙련도, 비행 경험,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기장보다 우수할 것이다. 그러나 판단의 과정을 정리하여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능력은 부기장보다 낮았다. 그런 과정에서 판단의 근거를 서로 대화하면서 위험성을 낮추거나 제거가 비행사의 덕목 중 하나이다. 또한,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자신도 실수할 수 있다는 가정이 부족하였다.
직장에서는 위와 비슷한 상황을 만날 경우가 종종 있다. 업무를 진행하면서 의사 결정을 내리고 그 과정의 논거를 구성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그 상황이다. 이 과정은 또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논리에 관한 검증 과정이기도 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이다.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에서 발간한 교육학 용어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리고 있다. “어떤 사태에 처했을 때 감정 또는 편견에 사로잡히거나 권위에 맹종하지 않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평가·분류하는 사고 과정. 즉, 객관적 증거에 비추어 사태를 비교·검토하고 인과 관계를 명백히 정하여 여기서 얻어진 판단에 따라 결론을 맺거나 행동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적용하여 기장의 행동을 보면 당시 그의 판단은 객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 결과가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몇 번의 검산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타인의 검증 과정도 필요하다. 검증 과정에서 계산과정이 다르다면 의심하고 재계산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있었다면 경험 많고 비행 능력이 우수한 기장은 자신의 판단을 재고했을 것이다. 즉, 부기장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판단을 의심했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약하면 자신의 판단을 존중하되 다른 의견을 용기 내어 말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최소한 한 번이라도 그 판단의 과정을 검산하는 과정과 본인의 생각을 비판적 사고로 볼 수 있는 덕목이 필요하다.
이런 구성원과 같이 근무한다면 당신은 슬기로운 직장인이 아닌 행복한 직장이다.